치킨 맛있게 고르고 덜 후회하는 방법

주문 전에 먼저 보는 것들
얼마 전 밤 10시쯤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어서 배달 앱을 켰는데, 메뉴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멈춰 있었어요. 프라이드, 양념, 간장, 마늘, 고추, 순살, 뼈, 반반까지 고르다 보면 배고픈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때가 있더라고요.
치킨은 그냥 먹고 싶은 걸 고르면 되는 음식 같지만, 사실 몇 가지만 미리 생각하면 실패 확률이 꽤 줄어듭니다. 특히 2명 이상이 같이 먹을 때는 맛보다도 양, 소스 강도, 식감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보통 성인 1명이 배부르게 먹는 양은 치킨 한 마리의 절반 정도로 보면 편합니다. 사이드까지 같이 먹는다면 2명이 한 마리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식사 대용으로 치킨만 먹는다면 3명이 두 마리를 시키는 쪽이 만족도가 높았어요. 배달비까지 생각하면 처음부터 양을 조금 넉넉히 잡는 게 낫습니다.
프라이드와 양념, 상황에 맞게 고르는 방법
프라이드는 치킨의 기본 체력을 보여주는 메뉴에 가깝습니다. 튀김옷이 너무 두껍지 않은지, 닭 냄새가 나지 않는지, 식어도 눅눅함이 덜한지 확인하기 좋거든요. 처음 주문하는 브랜드라면 저는 보통 프라이드나 반반을 고릅니다.
양념치킨은 맛이 강해서 첫 입 만족감이 큽니다. 달고 매콤한 소스가 튀김에 잘 붙어 있으면 밥 없이도 계속 손이 가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 튀김이 빨리 눅눅해질 수 있어서 혼자 천천히 먹는 날보다는 여럿이 바로 먹을 때 더 잘 맞습니다.
- 처음 시키는 집: 프라이드 또는 후라이드 반, 양념 반
- 식사처럼 먹는 날: 간장, 마늘, 고추 계열처럼 짠맛이 있는 메뉴
- 맥주와 같이 먹는 날: 튀김 향이 살아 있는 프라이드
- 아이와 함께 먹는 날: 매운맛 표시가 없는 순한 양념이나 간장
근데 브랜드마다 같은 양념치킨이라도 맛 차이가 큽니다. 어떤 곳은 케첩처럼 새콤하고, 어떤 곳은 고추장 느낌이 강하고, 또 어떤 곳은 물엿 단맛이 먼저 올라와요. 리뷰에서 “많이 달다”, “맵찔이도 가능”, “소스가 넉넉하다” 같은 표현을 보면 실제 맛을 꽤 짐작할 수 있습니다.
뼈와 순살, 무조건 취향만은 아니에요
뼈 치킨은 살이 촉촉하고 부위별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닭다리, 날개, 봉, 가슴살이 각각 식감이 달라서 먹는 재미도 있고요. 대신 손에 묻고, 먹는 속도가 느리고, 남은 뼈 처리도 해야 합니다.
순살은 편합니다. 특히 영화 보면서 먹거나, 책상 앞에서 간단히 먹을 때는 순살이 압도적으로 편해요. 다만 순살은 어떤 부위를 쓰는지가 중요합니다. 닭다리살 중심이면 부드럽고 육즙이 있는 편이고, 가슴살 비중이 높으면 담백하지만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격도 살짝 봐야 합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순살 변경 시 2,000원에서 4,000원 정도 추가되는 경우가 흔해요. 게다가 일부 매장은 순살 중량이 뼈 치킨과 체감상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많이 먹는 사람끼리 모였다면 순살 한 마리보다 뼈 한 마리와 사이드 조합이 더 든든할 때도 있어요.
사이드와 소스는 이렇게 맞추면 좋아요
치킨만 먹으면 중간부터 느끼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사이드와 음료를 어떻게 고르느냐가 은근히 중요해요. 치킨무는 기본이지만, 매운 메뉴를 골랐다면 감자튀김이나 치즈볼처럼 고소한 사이드가 잘 맞고, 단맛이 강한 양념에는 짭짤한 감자나 콘샐러드가 균형을 잡아줍니다.
저는 양념이 강한 메뉴를 시킬 때 소스를 추가로 많이 고르지 않는 편입니다. 이미 맛이 충분히 세서 추가 소스가 오히려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반대로 프라이드라면 머스터드, 매운 양념, 갈릭 디핑처럼 서로 다른 방향의 소스 2가지를 곁들이면 끝까지 덜 질립니다.
- 프라이드: 머스터드, 양념소스, 소금
- 간장치킨: 매운 소스나 청양마요
- 매운치킨: 치즈볼, 감자튀김, 우유 계열 음료
- 달콤한 양념: 탄산수, 무, 콘샐러드
콜라는 가장 무난하지만, 요즘은 제로 음료를 고르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치킨 한 마리와 일반 콜라 500ml를 같이 먹으면 당류가 꽤 올라가니, 단맛 있는 양념을 먹는 날에는 제로 음료나 탄산수를 고르면 입안이 더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남은 치킨을 맛있게 먹는 방법
치킨은 갓 왔을 때가 제일 맛있지만, 남은 치킨도 잘 데우면 꽤 괜찮습니다. 냉장 보관은 가능하면 2시간 안에 하는 게 좋고, 밀폐 용기에 담아 하루나 이틀 안에 먹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온에 오래 둔 치킨은 맛보다도 위생이 먼저예요.
전자레인지만 쓰면 튀김옷이 눅눅해지기 쉽습니다. 가장 나은 방법은 에어프라이어를 180도 정도로 예열한 뒤 4분에서 7분 정도 데우는 거예요. 조각 크기가 작으면 시간이 짧아야 하고, 큰 닭다리는 중간에 한 번 뒤집어주면 속까지 따뜻해집니다.
에어프라이어가 없다면 프라이팬도 괜찮습니다. 기름을 거의 두르지 않고 약한 불에서 뚜껑을 살짝 열어 둔 채 데우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겉이 조금 살아납니다. 양념치킨은 팬에 바로 올리면 탈 수 있으니 약불로 천천히 데우는 게 낫습니다.
남은 치킨은 그냥 데워 먹어도 좋지만, 살만 발라서 볶음밥에 넣으면 꽤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양념치킨은 밥, 김가루, 계란프라이와 잘 맞고, 프라이드는 잘게 찢어 샐러드나 또띠아에 넣으면 전혀 다른 느낌이 나요. 솔직히 다음 날 치킨볶음밥까지 생각하면 한두 조각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치킨은 익숙한 음식이라 대충 시키기 쉬운데, 막상 메뉴와 조합을 조금만 다르게 잡아도 만족감이 확 달라집니다. 저는 처음 가는 브랜드는 반반으로 시작하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면 그다음부터 사이드와 소스를 바꿔가며 먹는 편이에요. 그렇게 몇 번만 먹어보면 내 입맛에 맞는 치킨 공식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