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마뱀 유기 같은 일을 막으려면 이렇게 준비하세요

얼마 전 부산 남구 부경대 인근에서 도마뱀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보고 한동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2026년 6월 28일 새벽, 하수구 주변에서 수습된 크레스티드게코만 약 100마리였고, 다른 구조자가 데려간 개체까지 합치면 15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대부분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어린 개체였다는 점도 참 씁쓸했어요.
도마뱀은 강아지나 고양이보다 조용하고 공간을 덜 차지해서 쉽게 키울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파충류는 온도, 습도, 먹이, 탈피 상태를 꾸준히 봐야 하는 동물입니다. 특히 크레스티드게코는 반려 파충류로 인기가 많지만, 키우기 편하다는 말만 믿고 데려오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부산 도마뱀 유기 사건에서 봐야 할 점
이번에 구조된 도마뱀은 모두 크레스티드게코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서는 하수구 안으로 들어간 개체도 있었고, 물에 빠지거나 이미 폐사한 개체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두 마리를 키우다 어쩔 수 없이 놓친 상황이라기보다, 번식이나 거래 목적으로 늘어났다가 감당하지 못한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누가 이상한 일을 했다”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일은 한 마리를 사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년 동안의 관리비와 시간, 공간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게다가 번식까지 시작하면 개체 수가 짧은 기간에 크게 늘 수 있습니다.
크레스티드게코는 한 마리씩 보면 작고 귀엽습니다. 하지만 10마리, 30마리, 100마리가 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육장, 먹이, 청소, 습도 관리, 개체별 건강 체크가 모두 비용과 노동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파충류를 키우기 전에는 “지금 귀여운가”보다 “늘어났을 때도 책임질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도마뱀을 키우기 전 꼭 확인할 것
처음 파충류를 알아볼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초보도 가능하다”입니다. 근데 초보도 가능하다는 말은 아무 준비 없이 가능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난도가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기본 장비와 관리 루틴은 꼭 필요합니다.
- 사육장 크기와 환기 구조가 종에 맞는지 확인하기
- 권장 온도와 습도를 매일 유지할 수 있는지 계산하기
- 전용 먹이, 칼슘제, 급여 주기를 미리 알아두기
- 탈피 부전, 식욕 저하, 꼬리 손상 같은 흔한 문제를 구분하기
- 가까운 곳에 파충류 진료 경험이 있는 동물병원이 있는지 확인하기
특히 온도와 습도는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사람은 조금 덥거나 건조해도 참고 지낼 수 있지만, 작은 파충류에게는 환경 변화가 바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름 장마철에는 습도가 너무 높아질 수 있고, 겨울에는 난방을 켜도 사육장 안 온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용도 현실적으로 봐야 합니다. 개체 가격만 보고 결정하면 안 됩니다. 사육장, 바닥재, 은신처, 분무기, 온습도계, 먹이, 보조제까지 합치면 처음 준비 비용이 생각보다 커집니다. 이후에도 먹이와 소모품은 계속 들어갑니다. 솔직히 “작으니까 돈이 덜 들겠지”라고 생각하면 중간에 부담이 확 올라올 수 있습니다.
감당이 어려울 때 버리지 않고 처리하는 방법
이미 키우고 있는데 사정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이사, 가족 반대, 알레르기, 경제적 부담, 번식으로 인한 개체 증가 같은 일은 실제로 생깁니다. 문제는 그다음 선택입니다. 밖에 놓아주는 건 구조가 아니라 유기입니다. 도마뱀 입장에서는 낯선 온도, 천적, 물, 차량, 사람 손길 모두가 위험이 됩니다.
감당이 어렵다면 먼저 분양처나 파충류 전문 업체에 연락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책임 분양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찾되, 무료 분양이라도 상대가 사육 환경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진 몇 장 보고 바로 넘기는 방식은 또 다른 방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기존 분양처에 재입양이나 위탁 가능 여부 문의
- 파충류 전문 카페나 구조 경험이 있는 업체에 상담
- 사육장, 먹이, 건강 상태를 함께 안내하며 새 보호자 찾기
- 아픈 개체는 분양보다 진료나 임시 보호를 먼저 고려
- 대량 번식 상황이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여러 곳에 동시에 도움 요청
그리고 유기 의심 현장을 봤다면 맨손으로 잡기보다 사진과 위치를 남기고, 지자체나 동물 관련 기관, 파충류 구조 경험이 있는 곳에 연락하는 편이 낫습니다. 작은 도마뱀은 손으로 잡는 과정에서 꼬리가 끊기거나 다칠 수 있습니다. 구조하려는 마음이 있어도 방법이 서툴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법적으로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2026년 7월 기준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동물보호법의 보호 대상에는 포유류와 조류뿐 아니라 파충류, 양서류, 어류도 포함됩니다. 식용 목적이 아닌 경우라면 도마뱀도 보호 대상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또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는 맹견이 아닌 경우에도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부산 사례처럼 실제 처벌까지 가려면 누가, 어떤 의도로, 어떤 방식으로 버렸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사에서도 고의성 입증이 어려우면 동물 유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현장 기록과 CCTV, 목격 정보가 중요해집니다.
참고로 이번 사건은 국제신문 보도와 SBS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동물 유기 금지와 처벌 내용은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려 파충류 문화가 오래 가려면
부산 도마뱀 유기 사건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건 파충류 반려문화가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낯설게 보던 동물이 이제는 집에서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이 됐습니다. 그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알고 키우는 사람들은 작은 생명에게 꽤 세심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다만 시장이 커질수록 충동구매, 무분별한 번식, 책임 없는 분양도 같이 늘 수 있습니다. 귀엽고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데려오기 전에, 그 동물이 사는 방식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인테리어 소품도 아니고, 유행이 지나면 놓아둘 수 있는 물건도 아닙니다.
저는 이번 일을 보면서 “작은 동물일수록 책임도 작다”는 착각이 제일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몸집은 작아도 필요한 환경은 분명하고, 버려졌을 때 받는 고통도 작아지지 않습니다. 파충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데려오기 전의 공부와 감당하기 어려울 때의 책임 있는 연결이 더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