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튜버를 시작할 때 영상 만드는 방법

얼마 전 친구가 유튜버를 해보고 싶다며 장비부터 골라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무슨 영상을 찍을지 물으니 대답이 흐릿해지더라고요. 카메라를 사기 전에 정할 일이 있다는 뜻이죠. 처음부터 멋진 채널을 만들려고 애쓰기보다, 한 편을 기획하고 촬영해 올리는 흐름을 익히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누구에게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 정하기
주제를 ‘일상’이라고만 잡으면 촬영할 때 무엇을 담아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퇴근 후 20분 저녁 만들기’처럼 보는 사람과 상황이 떠오르게 좁혀보세요. 같은 요리 영상이라도 재료를 아끼고 싶은 자취생을 위한 영상과 손님을 초대할 사람을 위한 영상은 보여줘야 할 장면이 다르거든요.
처음에는 내가 오래 이야기할 수 있는 관심사와 누군가 실제로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겹쳐보는 게 좋습니다. 친구들이 자주 묻는 질문도 힌트가 됩니다. 운동을 좋아한다면 ‘운동 이야기’보다 ‘처음 헬스장에 갔을 때 기구 세 개 고르는 과정’이 한 편의 영상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만들고 싶은 영상 제목을 다섯 개 정도 적어보면 앞으로 찍을 장면도 조금씩 선명해집니다.
-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예를 들어 처음 자취를 시작한 사람
- 그 사람이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적은 재료로 저녁을 만드는 과정
- 영상 한 편에서 보여줄 변화는 무엇인가: 빈 냉장고에서 한 끼 식사까지
첫 영상은 짧은 흐름부터 만들기
첫 영상을 찍을 때는 길이보다 흐름을 먼저 잡는 편이 편합니다. 시작에는 이 영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가운데에는 과정을 담고, 끝에는 실제 결과를 보여주는 식이에요. 예를 들어 책상 배치 영상이라면 어수선한 책상, 물건을 옮기는 과정, 바뀐 책상을 차례로 찍으면 됩니다. 말로 모든 장면을 설명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이 따라올 수 있죠.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서 외우면 표정이나 말투가 딱딱해질 수 있어요. 꼭 전할 내용 세 가지만 메모해 두고 평소 친구에게 설명하듯 말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촬영 중 말이 꼬이면 잠깐 멈췄다가 그 문장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요. 편집할 때 앞부분을 덜어낼 수 있으니까요. 화면에 보여줄 장면과 말로 설명할 부분을 따로 적어두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도 줄어듭니다.
영상 길이도 주제에 맞추면 됩니다. 세탁기 필터를 청소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억지로 10분을 채울 이유는 없어요. 반대로 여러 제품을 직접 써보고 비교한다면 판단 근거를 충분히 보여줄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한 영상에서 질문 하나에 답한다는 느낌으로 만드는 게 부담이 적습니다.
장비보다 소리와 빛을 먼저 확인하기
요즘 스마트폰만으로도 첫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촬영 전에 렌즈를 닦고, 흔들리지 않게 책이나 거치대에 올려두세요. 창가에서 얼굴이 창문을 향하도록 앉으면 실내 조명을 여러 개 켜는 것보다 자연스러워 보일 때가 많습니다. 다만 창을 등지면 얼굴이 어둡게 나올 수 있으니 시험 영상을 10초 정도 찍어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화질보다 먼저 거슬리는 건 알아듣기 어려운 목소리인 경우가 많아요. 냉장고나 에어컨 소음이 큰 곳을 피하고, 스마트폰을 너무 멀리 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촬영한 뒤에는 이어폰으로 첫 20초를 들어보세요. 목소리가 작거나 울린다면 본 촬영을 마친 뒤 발견하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위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촬영할 장면을 넉넉히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요리 영상이라면 재료 전체 모습, 손으로 자르는 모습, 완성된 접시를 각각 몇 초씩 찍어두는 식이에요. 편집할 때 설명 사이에 넣을 화면이 생겨서 영상이 덜 단조로워집니다. 처음부터 비싼 카메라를 고르기보다 지금 가진 장비로 한 편을 완성해보면 내게 실제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올린 뒤에는 반응을 다음 영상에 쓰기
편집할 때는 멋진 효과를 많이 넣기보다 기다리는 시간을 덜어내는 데 집중해보세요. 말하기 전에 길게 숨을 고르는 부분이나 같은 내용을 두 번 설명한 부분부터 자르면 흐름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자막은 모든 말을 옮기기보다 재료의 양, 순서, 실수하기 쉬운 지점처럼 놓치면 곤란한 정보에 쓰는 편이 읽기 편합니다.
제목과 대표 이미지는 영상에서 실제로 보여주는 내용을 드러내야 합니다. ‘처음 만든 도시락 세 가지’라는 제목이라면 도시락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사진이 어울리겠죠. 궁금증을 크게 부풀려 클릭을 얻더라도 영상이 기대와 다르면 시청자는 금방 나갈 수 있습니다. 올리기 전에는 휴대전화 화면에서 제목과 이미지가 알아보기 쉬운지도 확인해보세요.
게시한 뒤에는 조회수 하나만 보며 성급하게 방향을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들이 어느 장면을 재미있어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는 반응은 없었는지 살펴보면 다음에 찍을 장면이 떠오릅니다. 첫 영상에서 말을 너무 빨리 했다면 두 번째에서는 설명 사이에 손동작이나 작업 장면을 조금 더 넣어볼 수 있어요. 이렇게 한 번에 한 가지씩 고치면 촬영도 덜 부담스럽습니다.
유튜버로 시작하는 순간은 장비를 주문할 때보다 첫 영상을 올리고 다음에 바꿀 점을 발견할 때에 가까운 것 같아요. 처음 만든 영상이 조금 어색해도 괜찮습니다. 직접 찍어본 한 편이 머릿속에만 있던 열 가지 계획보다 다음 발걸음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