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요시 나가야를 이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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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요시 나가야를 이해하는 방법

건축 사진을 보다 보면 창문도 거의 없는 콘크리트 벽 앞에서 발길이 멈출 때가 있다. 오사카의 스미요시 나가야가 딱 그렇다. 거리에서 보이는 건 작은 출입구와 단정한 벽뿐인데, 집 안쪽에는 하늘이 그대로 열리는 마당이 있다. 겉모습만 보고 지나치기엔 꽤 아까운 집이다.

스미요시 나가야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주택으로, 1976년에 완공됐다. ‘아즈마 하우스’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유명한 건축물이라 규모가 클 것 같지만, 대지 면적은 약 57㎡, 전체 바닥 면적은 약 65㎡다. 작은 집 한 채에 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붙었는지 궁금하다면, 방의 배치부터 떠올려보면 쉽다.

길고 좁은 집을 세 부분으로 나눠 보기

원래 이 자리에는 목조 연립주택 세 채가 이어져 있었다. 안도는 그중 가운데 한 채가 있던 자리에 콘크리트 주택을 넣었다. 양옆으로 이웃집이 바짝 붙은 길고 좁은 땅이다. 이런 조건이라면 보통 실내를 최대한 넓게 쓰고 싶어질 텐데, 스미요시 나가야는 가운데 부분을 지붕 없는 중정으로 비워뒀다.

배치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집을 앞쪽, 중정, 뒤쪽의 세 부분으로 나눈 모습이다. 1층 앞쪽에는 거실이, 뒤쪽에는 식당과 주방, 욕실이 놓인다. 2층의 방들도 중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 Google Arts & Culture에 소개된 안도 다다오 건축사무소 자료를 보면, 위층 두 공간은 중정을 가로지르는 다리로 연결된다.

이 구조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집의 성격이 금세 드러난다. 거실에서 식당으로 가려면 중정을 지나야 한다. 방에서 다른 방으로 움직일 때도 바깥 공기와 마주친다. 중정은 멀리서 감상하는 장식이 아니라, 매일 쓰는 동선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창문 대신 중정을 둔 이유

거리 쪽 벽에는 큰 창이 거의 없다. 처음 보면 답답하지 않을까 싶지만, 실내는 중정을 향해 열린다. 바깥길의 시선은 콘크리트 벽이 막고, 햇빛과 바람은 집 한가운데로 들어온다. 가까이 붙은 이웃집 때문에 창을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안쪽에 빛이 들어올 자리를 만든 셈이다.

중정이 차지하는 부분은 집 길이의 약 3분의 1이다. 좁은 대지에서 그만큼을 실내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안도는 자신의 글에서 도시의 주거 환경이 나빠지는 가운데, 빛과 공기와 비 같은 자연을 집 안으로 들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방의 넓이를 조금 덜어내더라도 일상에서 하늘을 볼 수 있게 한 선택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회색 콘크리트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같은 벽도 햇빛의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맑은 날에는 중정으로 빛이 깊이 들어오고, 흐린 날에는 벽과 바닥의 색이 차분해진다. 실내에서 계절과 날씨를 알아차리는 방식이 일반적인 창가와는 조금 다르다.

살기 편한 집인지도 함께 생각하기

이 집을 흥미롭게 만드는 부분은 불편함까지 설계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중정에는 지붕이 없으니 비가 오는 날 거실과 식당 사이를 오가면 비를 만날 수 있다. 추운 날에도 이동하는 동안 바깥 공기를 피하기 어렵다. 날씨를 늘 가까이 느끼는 생활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누구에게나 편한 방식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스미요시 나가야를 볼 때는 ‘멋진 콘크리트 집’이라는 인상에서 한 걸음 더 가보면 좋다. 내가 이곳에 산다면 아침에 어디서 햇빛을 볼지, 비 오는 저녁에 식탁까지 어떻게 걸어갈지 떠올려보는 것이다. 그러면 중정이 주는 여유와 매일 지나야 하는 번거로움이 동시에 보인다. 건축이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훨씬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규모를 비교해봐도 선택이 선명하다. 약 57㎡의 땅에서 가운데를 비웠으니, 방 하나를 더 만드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집 안 어디에서 움직이든 하늘을 의식하게 된다. 면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감을 얻은 대신, 생활의 편의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른다.

직접 보러 간다면 기억할 점

스미요시 나가야는 오사카 스미요시구의 실제 개인 주택이다. 미술관처럼 내부를 둘러보는 장소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대부분 출입구와 콘크리트 외벽이다. 중정을 보고 싶다면 안도 다다오 건축사무소가 제공한 사진과 평면도를 먼저 찾아보는 편이 집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현장에서는 왜 정면에 창을 거의 내지 않았는지, 옆집 사이에 콘크리트 벽이 어떻게 들어섰는지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주거지인 만큼 출입구 앞을 오래 막거나 안쪽을 들여다보는 행동은 피하는 게 맞다. 이 집의 중요한 부분은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도, 설계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스미요시 나가야를 보고 나면 작은 집을 넓게 만든다는 말이 꼭 방을 하나 더 넣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늘을 볼 자리를 위해 생활 면적을 내어준 선택은 지금 봐도 대담하다. 그 선택이 편리한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집에서 무엇을 가장 가까이 두고 살고 싶은지 묻게 만든다.

스미요시 나가야를 이해하는 방법 - 요약
스미요시 나가야를 이해하는 방법 | 키오 | 생활정보 매거진 : https://ki-o.co.kr/2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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